<p></p><br /><br />밥도 혼자, 술도 혼자, 심지어 노는 것도 혼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. <br> <br>이런 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있고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애환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. <br> <br>허욱 기자의 '더하는 뉴스'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[전화 녹취] <br>"자유롭잖아요. 혼자 살면." <br> <br>"혼자 다해야 되니까 훨씬 힘들죠." <br><br>현재 우리나라 열 가구 중 세 가구가 1인 가구. 서울 관악구의 경우 1인 가구 비중이 절반에 육박합니다. <br><br>대형 마트의 가전제품 코너, 1인가구 전용 밥솥과 세탁기, 전자 레인지는 물론 텔레비젼도 출시됐습니다. <br> <br>[이인기 / 마트 직원] <br>"1인 가구용 제품들 판매가 느는 추세여서 저희도 제품 구비도 꾸준히 많이 하고 있고,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." <br> <br>즉석밥과 냉동식품은 이제 기본. 1인용 찌개와 과일, 1인 전용 생선회까지 등장했습니다. <br><br>[허 욱 기자] <br>"마트 정육 코너에도 이렇게 1인용 스테이크 고기를 팔고 있는데요. 오늘 저녁은 이걸로 요리를 해보겠습니다." <br><br>밑간이 이미 돼있기 때문에 후라이 팬에 굽기만 하면 끝. 불과 5분 만에 어엿한 스테이크 요리를 완성했습니다. <br> <br>[이팩트] <br>맛있네. 고기 부드럽네. <br> <br>하지만 설거지를 하는 수고는 감수해야 합니다. <br><br>요리도, 설거지도 귀찮다면 외식이 대안입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(감사합니다. 메뉴를 선택해주세요.)" <br> <br>9년 전 문을 연 이 혼밥족 식당에선 전체 좌석의 절반이 1인석입니다. <br> <br>[이명재 / 1인 식당 주인] <br>"그 때에 비하면 지금 상당히 싱글족들이 60 퍼센트 정도 늘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." <br> <br>양 옆이 막혀있는 좌석에 앉아 이리 저리 둘러보고 등 뒤에 있는 냅킨도 챙겨봅니다. <br> <br>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지다보니 독서실 같은 자리도 제법 견딜만 합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(식사 나왔습니다.) 네. (맛있게 드세요.) <br>네. 감사합니다." <br> <br>식사를 받자마자 내려오는 차단막. 대화 대신 식당 전체를 울리는 음악을 들으며 한끼를 해결했습니다. <br> <br>[허욱 기자] <br>"음식을 갖다주고나서 이렇게 칸막이가 아래까지 내려와서 다른 사람들이랑 눈을 마주칠 일이 전혀 없습니다." <br><br>인천에서 벤처 회사를 운영 중인 32살 김덕환 씨. 1인 가구 생활 10년 차지만 퇴근 후 썰렁한 집에 들어서는 건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습니다. <br> <br>조명을 차례로 켜고 향초를 피우며 시작한 저녁 시간. 즉석 요리가 지겹기도 하지만 배달 음식 한번 시키는 것도 고역입니다. <br> <br>[김덕환 씨 / 인천 연수구] <br>"혹시 제육 도시락 하나 배달되나요. (저희 1만 5천 원 이상 주문하셔야…) 1만 5천 원이요? 네 알겠습니다." <br> <br>어느덧 라면과 즉석 식품은 주식이 됐고, 30대 초반인데도 건강을 위해 챙긴 약이 한가득입니다. <br><br>"(그런데 뭐 이렇게 약이 많아요?) 제가 밥 때를 자꾸 놓치고 못먹다보니깐 약으로 대신 챙기는거죠. 건강을 생각하긴 하는데 밥을 놓치고 하다보면 약이라도 비타민이라도 챙겨먹는거죠." <br><br>연세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, 홀로 밥을 먹는 남성은 함께 먹는 경우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 <br><br>최근 발표된 대한민국의 고독지수는 100점 만점에 78점.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고립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. <br> <br>[양윤/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] <br>"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사회 병리현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울 수 있고요. 더 나빠지면 우울지수라든지 자기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경향이 더 강해질 수 있거든요" <br> <br>타인의 눈치를 볼 일 없는 자유. 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고독감. <br> <br>늘어가는 대한민국 1인 가구의 두 얼굴입니다. <br> <br>채널 A 뉴스 허욱입니다.